발치한 ‘이’ 골이식재로 재활용…대구 특구 실증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발치한 ‘이’ 골이식재로 재활용…대구 특구 실증 중기부, 대구 Inno-덴탈 규제자유특구 실증 착수 준비회의 개최

기사입력2024-11-07 11:02

중소벤처기업부는 첨단 치과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올해 지정한 대구 Inno-덴탈 규제자유특구의 본격적인 실증을 준비하기 위해 대구 경북대학교 치과병원에서 ‘실증 착수 준비회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실증 목표·실증 일정 및 안전성 입증 방안을 포함한 ‘실증 로드맵’을 수립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규제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했다.

대구 Inno-덴탈 규제자유특구는 폐치아를 산업적 목적으로 재활용해 의료기기 시장을 개척하고, 치의학 연구·임상·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태반을 제외한 인체 유래물의 재활용은 금지돼 있어 임플란트 시술 등 잇몸뼈 재건을 위해 사용하는 의료기기인 골이식재는 사람 뼈(동종골), 소 뼈(이종골), 합성 소재, 자가 치아를 원료로 제작하며, 주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폐기물관리법 특례를 적용하면 세계 최초로 치과용 골이식재 등 의료기기 제작을 목적으로 의료폐기물인 타인의 폐치아 재활용이 가능해지게 되고, 가격경쟁력을 통해 수출 등 의료기기 신시장을 창출할 기회도 열린다.

대구 특구는 연 3000여개의 치아를 경북대 등 20개 협력병원에서 기증받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운반한 후, 문진표, PCR 검사 등을 통해 재활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불필요한 유기물 및 바이러스 제거 공정을 거치는 등 소독·멸균·분쇄해 분말로 가공해 기업에 분양할 예정이다. 기업은 치아 분말을 골이식재로 개발하고 의료기기 인허가를 취득해 제품화에 나선다.

무엇보다 사람의 치아를 재활용하는 사업이므로 치아 유상 거래·불법 유통을 방지하는 윤리적인 재활용 체계를 만들고, 치아로 만든 골이식재의 의학적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치아를 수집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사업자에게 치아를 유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폐치아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울산 한빛치과병원 등 5개 치과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치과병원은 적법하게 발치한 치아를 기증하고, 특구 사업자는 비식별화된 치아 기증자 정보와 치아 유통량 등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환경부와 협력해 정부 폐기물 관리체계와 연계해 치아 재활용 현황을 관리할 방침이다.

치아의 안전한 재활용을 위해 바이러스 제거 평가기술을 갖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GLP 시험 인증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과 협력해 기증받은 치아의 안전성 평가와 의료기기 임상을 수행할 계획이다.

중기부 류선미 특구운영과장은 “치아 재활용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인 만큼 실증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실증 전 과정에서 민·관 협력체계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권건 의료산업과장은 “동종 치아를 재활용한 의료기기 개발 및 사업화 실증을 발판으로 대구시의 경쟁력 있는 치의학 신산업 육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