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홈플러스 운영 위해 실질적인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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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지속적 홈플러스 운영 위해 실질적인 투자를” MBK는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조차 회피해선 안돼

기사입력2025-06-16 09:5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회생법원에서 선임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조사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더 높으므로 투자유치 등 외부자금 조달 또는 M&A를 통한 외부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홈플러스 운영사인 MBK파트너스는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지속하기 위해 인가 전 M&A를 추진하겠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결정이 발표되자, 홈플러스 내부 노동자들과 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MBK가 또다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자산유동화와 배당, 임대차 전환 등을 통해 현금수익을 가져간 사모펀드 MBK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MBK가 여전히 직접적인 자금 투입이나 구조적 경영 개선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외부자본에 의존해 빠져나갈 출구부터 마련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MBK 먹튀 저지! 홈플러스 사태 해결! 노동자·입점업체 생존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대위)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는 조사보고서를 핑계 삼아 M&A를 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진정한 회생이 아닌 투자금 회수를 최우선으로 한 절차일 뿐이며, 점포 매각, 사업부 분할매각, 또다시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완전히 산산조각 내고 손을 터는 명백한 먹튀 시도”라고 주장했다.

MBK는 비용절감을 위해 44개 점포를 폐점하고 2035년까지 단 82개의 점포만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법원에 제출했다. 홈플러스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영업 기반을 유지하고 수많은 협력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야 하는 유통기업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조차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이 위기를 본인의 돈이 아닌 ‘타인의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외부자금이 들어온다고 해도, 그 목적이 MBK의 출구전략 확보나 채무조정에만 쓰인다면 본질적인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는다.

홈플러스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유통기업의 부실 문제가 아니다. 사모펀드의 단기수익 중심 경영이 초래한 구조적 실패 사례이며, MBK는 그 결과에 대해 무관할 수 없는 ‘경영주체’다. 단지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아니라, 고용과 거래, 소비자 신뢰까지 책임지는 운영주체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MBK가 끝까지 다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해결책은 MBK가 자신이 일으킨 리스크에 대해 실질적 책임을 지고 직접적인 자금 투입 등 자구안을 내놓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회생은 곧 수만 명의 생계, 수천 개 협력사의 존속과 직결된 문제다. 홈플러스를 매각해 이익만 챙겨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당장 팔 궁리부터 멈추고 고용안정과 지속가능한 사업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를 우선적으로 단행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