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한 장’이 불러온 작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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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민생회복 소비쿠폰 ‘한 장’이 불러온 작은 변화 소비 활성화 넘어 정서적 회복까지 ‘시장’에 움트고 있는 활기

기사입력2025-07-30 12: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일주일 만에 예상보다 빠르게 유통되며, 거리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21일부터 지급된 1차 소비쿠폰은 일주일 만에 전체 대상자의 78.4%가 수령했고, 약 7조1200억원이 풀렸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쿠폰을 받아, 지역상권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쿠폰이 지급된 주말, 실제로 저녁식사를 위해 나선 식당가도 분주했다. 어느 식당을 가도 손님들로 자리가 가득 찼고, 몇 군데를 돌아다니다가 겨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손에 쥔 소비쿠폰은 ‘작지만’, 오랜만에 식당 테이블을 가득 채운 활기를 보는 일은 낯설면서도 반가운 장면이었다.

고향의 부모님도 모처럼 생긴 용돈이라며 얼굴을 마주할 핑계를 만들어주셨다. 크지 않은 돈이지만, 그 한 장의 쿠폰이 사람을 움직이고, 밥을 함께 먹게 하고, 얘기를 나눌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일회성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비쿠폰은 단순한 경제수단을 넘어 작은 정서적 회복의 계기까지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소득·지역·계층별로 차등을 두었다. 9월에는 전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원 규모의 2차 소비쿠폰을 지급할 계획이다.

과거 코로나 시기의 재난지원금이 투입예산 대비 약 20~40% 수준의 소비증대 효과를 보였듯, 이번 쿠폰도 내수 진작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면 활동에 제한이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통·외식·서비스업에서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통계자료를 봐도,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지난달보다 2.1포인트 오르며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보다 정밀한 사후 분석과 설계가 필요하다. 쿠폰 사용처가 어디에 집중됐는지, 업종별 효과는 어땠는지, 소득계층 간 소비 여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실효성을 극대화하려면 단순 지급을 넘어 소비 행태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한 장’의 쿠폰, 누군가에겐 식사 한 끼가 되고, 누군가에겐 오랜만에 마주 앉은 대화의 자리가 됐다. 거창하진 않지만, 분명한 변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작은 변화가 지역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더 정교하게 뒷받침하는 일일 것이다. 일시적인 반짝임에 그치지 않도록, 그 흐름을 파악해 어떻게 순환시키고 얼마나 지속시키느냐가 진짜 민생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