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총수일가, 사외이사는 계열사 퇴직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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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이사는 총수일가, 사외이사는 계열사 퇴직임원 공정위 “사익편취·사각지대 회사의 이사회 독립성 우려”

기사입력2020-12-09 15:4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위 조사결과 수의계약 사유 조차 미기재한 계열사 간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이 99.9% 원안 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이코노미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및 사각지대 회사의 경우 총수 2·3세를 비롯한 총수일가가 이사로 집중 등재되어 있는 한편, 이들 회사의 사외이사로 계열사 퇴직임직원이 선임되는 경우도 있어 이사회의 독립성에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공정위가 58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020개 회사의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 사이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감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사적인 이익추구(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 195개사는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율이 54.9%로 나타났다. 규제대상이 아닌 회사(9.2%)나 전체 회사 비율(16.4%)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사나 20% 이상인 비상장사의 부당한 내부거래를 총수일가의 사적인 이익추구로 보고 규제하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이 20~30% 구간인 상장사 등 규제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회사에서도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율이 22.2%로 전체 비율보다 높았다.

반대로 접근해, 총수 2·3세가 이사로 등재된 68개사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이나 사각지대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67.6%에 달했다.

이들 회사의 사외이사가 계열사 퇴임 임직원 출신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됏다. 58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계열회사 퇴직임직원 출신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경우는 42명이 있었다. 이중 16.7%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26.2%가 규제 사각지대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해당하는 상장회사는 이사회 안건의 원안 가결률이 100%였다는 점도 드러났다.

조사대상인 58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66개 상장회사 전체의 최근 1년간 이사회 안건 6271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부결된 안건은 8건, 0.13%에 불과했다. 여기에 조건부 가결과 보류, 수정의결을 모두 합쳐 원안대로 통과 되지 않은 안건은 31건, 0.49%로 나타났다. 원안가결된 안건은 99.51%였다.

계열사 간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692건)의 경우 1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이 원안 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수의계약 사유 조차 미기재한 계열사 간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이 99.9% 원안 가결되는 등 상장사의 이사회에서 내부거래 내용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방지를 위해 상장사에 대해서도 총수일가 지분율을 20%로 낮추는 등 사익편취 규제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기업 스스로도 이사회 및 내부거래위원회의 안건심의를 내실화하려는 자정노력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