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신세계·알리 합작, 국내소비자 정보 차단 조건
공정위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 크다”
- 기사입력2025-09-1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신세계 그룹과 알리바바 그룹의 합작에 국내 소비자 정보 차단이라는 조건이 걸렸다.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유한회사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이같은 조건 하에 승인했다고 밝혔다.앞서 신세계는 소속 계열회사인 아폴로코리아가 알리바바 그룹 소속 계열회사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주식 50%를 취득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지난 1월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지마켓 지분 100%를 현물 출자하는 방식이다.기업결합 이후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공정위는 “이 기업결합은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과 해외직구 플랫폼인 AliExpress를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 간 결합으로, 특히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데이터 결합 경쟁제한 우려”에, 정보차단 시정조치 최초 적용이번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결합에서 공정위가 가장 크게 문제 삼은 것은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의 경쟁제한 가능성이다.해외직구 이외에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점유율이 0.3%로 결합 전후 변화가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 시장,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는 지마켓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0.3%, 2.6%로 매우 낮아 경쟁제한 우려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그러나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대해서는 판단을 달리 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시장점유율 37.1%로 1위이며, 지마켓은 점유율 3.9%의 4위 사업자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이후 지마켓-알리 합작회사는 합산 시장점유율 41%로써 1위 사업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의 기업결합에 대해, 특히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아울러 최근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중국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 경쟁사 대비 알리익스프레스의 적극적인 국내사업 확장 추이까지 고려해, 양사의 합작회사 점유율이 기업결합 이후 41%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판단했다.특히,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밝힌 기업결합의 목적과 플랫폼 간 기업결합의 특성에 비춰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봤다.지마켓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2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해 오면서 확보한 5000만명이 넘는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소비자의 소비성향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 집단의 소비패턴과 관련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AliExpress는 전 세계 200여국에서 개별 상품별로 모든 국가의 구매 건수 및 평점을 노출시키는 등 소비자 선호와 관련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가 속한 알리바바 그룹은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의 클라우드 및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데이터 분석·활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이러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위는 ▲G마켓·옥션과 AliExpress를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G마켓·옥션과 AliExpress 간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도록 했다.또한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했다. 소비자 데이터를 다른 형태의 데이터에 반영해 우회적으로 시정명령을 위반하는 행위도 금지대상이다. 동시에 ▲해외직구 외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상대방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것에 관한 실질적인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며,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노력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부과했다.이번 시정명령은 명령을 받은 날부터 3년간 유효하며, 공정위는 3년간 시장상황의 변동을 검토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이행감독위원회를 구성해 시정명령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공정위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게 된다.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디지털 시장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이터 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를 심도 있게 검토해 시정조치를 설계한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또 “이 기업결합을 통해 국내 판매자들이 AliExpress와 같은 글로벌 쇼핑 플랫폼을 이용해 보다 손쉽게 해외 판로를 개척하게 되면 역직구(해외 직접판매)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